"스승님 왜 마법 주문은 고대어로 쓰이나요?"

아이콘 여까+x24내일뭐먹을까 2024.06.18 14:13:41 출처: http://아카라이브 장르소설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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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고대어를 쓰는 것도 아닌데, 언어를 하나 더 배우는 것은 너무 힘들어요."

 

 

 

꼬마였던 나는 스승님에게 그렇게 투정부린 적이 있었다.

 

 

 

그 때 스승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고대어는 이미 죽은 언어이기 때문에 바뀔 일이 없단다."

 

 

 

그러면서 주문을 외웠다.

 

 

 

『파토스 스피라 마르크로드』

 

 

 

스승님의 손에서 작은 불꽃들이 나타나 아름답게 회오리처럼 나선을 그리며 사라졌다.

 

 

 

"마법은 정령이 우리의 말을 이어주는 거란다."

 

 

 

"정령과 약속한 단어들을 입에 담고 정령들이 추억하는 단어로 이야기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마법이란다."

 

 

 

어릴 적의 나는 스승님의 그런 모습이 너무 멋져보였다.

 

 

 

"그럼 방금 스승님이 말씀하신 주문은 무슨 뜻인가요?"

 

 

 

스승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불꽃이여 우아하게 춤춰라."

 

 

 

그 때의 나는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면 가장 강한 주문은 어떤 단어인가요?"

 

 

 

스승님은 머리를 쓰다듬다 말고 먼 곳을 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높은 공격성을 가진 마법들은 난폭한 언어들로 이루어져있단다."

 

 

 

스승님이 지팡이를 들어 바위를 가리켰다

 

 

 

『엠피라 피엘 마체크 아스피엘 루트』

 

 

 

스승님의 주문이 끝나자 지팡이에서 불꽃으로 된 화살이 나타나 바위를 향해 날라갔다.

 

 

 

바위와 함께 화염이 폭발하면서 내 가슴을 울렸다.

 

 

 

"스승님 방금 주문은 무슨 뜻인가요?"

 

 

 

"이 주문은 "화염이여, 거세게 찢어져 터져라 날카롭게"라는 뜻이란다."

 

 

 

방금 들었던 우아한 주문과 다르게 단어들이 하나하나 난폭했다.

 

 

 

스승님은 지팡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말들은 정령들을 아프게 하거나 고통스럽게 만든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단다."

 

 

 

스승님은 아련한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았다.

 

 

 

나는 스승님의 말을 듣고 같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아까와 같은 푸른 하늘이지만 어쩐지 마음이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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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군이 왕국의 성벽을 향해 진격한 밤이었다.

 

 

 

수많은 병력에 모두가 침음을 흘리며 무기를 억세게 쥐었다.

 

 

 

그 때 스승님이 성벽의 가장자리로 다가갔다.

 

 

 

"제자야, 이게 내 마지막 수업이 되겠구나."

 

 

 

"스승님..."

 

 

 

"잘 듣거라, 정령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주문이란다."

 

 

 

스승님은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먹구름으로 가득한 하늘만이 보였다.

 

 

 

"마법진을 마음속으로 그려라."

 

 

 

스승님의 눈에서 피가 눈물처럼 흘렀다.

 

 

 

"그리고 정령과 그 고통을 나누거라."

 

 

 

스승님이 지팡이를 적의 군대를 향해 가리켰고 주문을 외웠다.

 

 

 

『할카스』

 

 

 

주문과 함께 제어할 수 없는 마력이 적을 향해 쏟아졌고,

 

 

 

적들은 "완장!"이라는 알 수 없는 단어와 함께 터져나갔다.

 

 

 

스승님은 모든 구멍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대체 어떤 고통을 정령들과 나누신 겁니까."

 

 

 

나는 스승님의 텅 빈 안구 위를 손으로 쓸어 눈을 감겨드렸다.

 

 

 

"스승님......"

 

 

 

마왕의 군세가 후퇴하며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지만,

 

 

 

나는 속이 죄어오는 기분만 들었다.